2010년 한인사회 미제사건, 목격자 없어 수사 제자리…속끓는 유족들
글렌데일 '뺑소니', 새해 첫날 사고…현상금도 소용없어 엘몬티 '생일파티' 총격, 친구들 몸싸움 말리다 갱단원들에 희생 샌타애나 '주차장' 총격, 일행 찾아 나섰다 2인조 강도 총에 맞아 노스할리우드 '귀가길' 총격, 거액현금 그대로…50번째 생일날 비극 2010년도 이제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다.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벤쿠버 동계 올림픽과 남아공 월드컵에서의 한국 대표팀의 활약은 한인들에게 이민생활의 스트레스를 한 번에 날리고 기쁨을 주는 청량제 역할을 했다. 하지만 한인 관련 총격 사건 등 각 종 사건.사고들은 한인들을 충격과 슬픔에 빠뜨렸다. 이 가운데는 여전히 '오리무중'인 사건들도 있다. 유가족들의 속은 타들어가기만 한다. 올 한해 미궁 속으로 빠진 한인사회 미제 사건을 되짚어 본다. 글렌데일 '뺑소니' 사건 2010년 새해 첫날 글렌데일 지역에서 이주백(49)씨가 뺑소니 차량에 치여 숨졌다. 부인과 함께 저녁 산책에 나섰던 이 씨는 이날 오후 7시15분쯤 람스델과 몬트로즈 애비뉴 건널목을 건너다 SUV차량에 들이 받혔다. 목격자에 따르면 사고 차량은 앞 차를 추월하는 과정에서 길을 건너던 이 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들이 받은 뒤 그대로 달아났다. 사고 당시 이 씨는 70피트 가량을 튕겨져 나가 인근 헌팅턴 메모리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5일 뒤인 6일 오전 1시쯤 결국 숨졌다. 글렌데일 시의회는 현상금 1만 달러까지 내걸었지만 아직껏 범인은 잡히지 않고 있다. 수사를 맡고 있는 글렌데일 경찰국은 사고 발생 지역내 감시카메라를 분석하고 인근 바디샵을 상대로 탐문 수사를 벌였지만 용의자 체포에 실패했다. 현장에 남겨진 증거도 미흡한데다 목격자 수가 많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빌 프롬링 수사관은 "단서를 더 파헤쳐 정보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하지만 현재로선 힘들다"고 수사상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엘몬티 '생일파티' 총격 사건 지난 8월 14일 오전 2시45분쯤 사우스 엘몬티 지역에서 한인 전명희(26)씨가 친구의 생일 파티에 갔다가 총에 맞아 숨졌다. 엘몬티 시내 러시와 치코 스트리트 인근 한 창고 건물에서 열린 파티는 사건 수사당시 레이브 파티로 추정되기도 했다. LA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당시 파티장내에서 참가자들끼리 격렬한 언쟁이 벌어진 후 곧 갱단원으로 추정되는 동양인 남성 2명이 창고로 들어와 총격을 가했다. 가슴에 총을 맞은 전 씨는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또 다른 3명은 크게 다쳤다. 생일파티에 참석 했던 한 중국계 여성은 전 씨가 친구들의 몸싸움을 말리다 억울하게 희생됐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전 씨의 사망으로 LAPD와 LA카운티 셰리프국은 달아난 용의자를 찾기 위해 마약 갱단원 소탕작전과 목격자 진술 탐문 수사 등을 벌여왔지만 용의자 체포에는 실패했다. 샌타애나 '주차장' 총격 사건 지난 10월 2일 새벽 샌타애나 다운타운 공용 주차장에서 일행을 찾아 나섰던 한인 제프리 리 정(23)씨가 2인조 무장강도의 총에 맞아 피살됐다. 정 씨가 숨진 주차장은 과거 절도를 비롯한 각종 범죄가 꾸준히 일어났던 곳이지만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감시카메라나 시큐리티 가드가 없어 24시간 무방비나 다름없었다. 정 씨의 사망으로 샌타애나 시 관계자들과 다운타운 비즈니스 업주 및 경찰당국은 사건발생 이틀 뒤인 4일 '안전한 샌타애나 만들기' 파트너십을 맺고 지역 치안 문제를 논의했다. 수사를 담당하는 샌타애나 경찰국에 따르면 아직까지 경찰 수사는 '제자리 걸음'이며 유력한 용의자 리스트조차 없다. 앤소니 베르타냐 공보관은 "사건 현장에 감시카메라가 없는데다 목격자도 없어 용의자에 대한 신원 파악이 어려운 상태"라며 "시민들의 제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스할리우드 '귀가길' 총격 사건 지난달 18일 오전 0시40분쯤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한인 김종운(50)씨가 자신의 50번째 생일날 괴한들의 총격을 받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22일 자정쯤 숨졌다. 리커스토어에서 일을 끝내고 귀가하던 김씨는 유니버설 시티 인근 자신의 집 앞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최소 3명의 용의자에게 목.상반신 등에 4~5발의 총격을 받았다. 김 씨의 정확한 사인은 목 부위의 총상이었다. 23일 노스할리우드 경찰서에 따르면 아직까지 체포된 용의자는 없으며 범인 검거를 위해 목격자들의 진술이 절실히 필요하다. 마크 오도널 경관은 "사건 당시 김 씨는 거액의 현금을 소지하고 있었으나 현금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며 "범인들은 김 씨의 현금이 어디 있는지 못찾았거나 갑자기 주위에서 누군가가 범행 장면을 목격한 것으로 짐작 급히 현장을 떠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이번 사건을 원한에 의한 계획적인 살인이 아닌 강도 사건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상우.구혜영 기자 swp@koreadaily.com